‘생태계 위협’ 라쿤, 반입 까다로워진다

동물카페 등 인기… 유기·탈출 급증 / ‘위해 우려 생물’ 첫 지정 행정예고

최근 동물원이나 동물카페 등에서 인기가 있는 라쿤(사진)의 국내 반입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30일 라쿤을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생태계 위해 우려 생물’로 지정하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냈다고 밝혔다.



라쿤은 아메리카너구리과 포유류에 속하는 잡식성 동물이다. 최근 국내에서 라쿤을 전시하거나 먹이를 줄 수 있는 라쿤카페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 200개체가량 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은 지난해 10월 신설된 규정으로, 아직까지는 지정된 종이 없다. 라쿤이 지정되면 첫 사례가 된다. 환경부가 이번에 행정 예고한 생태계 위해 우려 생물은 또 다른 법정관리 종인 ‘생태계 교란 생물’처럼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지만, 산업용으로 사용돼 대체가 어려운 생물일 경우 지정된다.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로 지정되면 상업적인 목적으로 해당 생물을 반입할 때 지방(유역)환경청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외 목적으로 수입하는 경우에는 이를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방출, 방생, 유기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또 허가 없이 상업적인 판매 목적으로 생태계 위해 우려생물을 수입하거나 무단 방출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환경부가 라쿤 반입 관리에 나선 것은 라쿤이 사육장을 탈출하거나 유기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자연 번식에 따른 생태계 교란 위협이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생동물을 매개로 한 인수공통감염병 공포가 커진 영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생태원의 위해성 평가 결과 사육장을 탈출하거나 유기된 라쿤이 자연에 정착할 경우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다음달 13일까지 라쿤을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로 지정하는 행정예고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5월 중순∼6월 중순 라쿤을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