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벤치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 다시 보고 싶습니다, 형님!”
췌장암 투병 중인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49·사진) 명예감독이 모친상을 당했다. 스포츠 팬들을 비롯한 각계에서 ‘본인도 힘든데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느냐’는 위로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1일 인천 구단에 따르면 유 명예감독의 모친 이명희씨가 3월31일 별세했다. 빈소는 쉴낙원장례식장 특6호실, 발인은 오는 2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유 명예감독은 지난해 11월19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자신의 몸상태를 공개했다. ‘췌장암 4기’라고 했다. 현역 선수 시절부터 정열적이고 헌신적인 유 명예감독이었던 만큼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투병생활로 구단과 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올해 1월 인천 지휘봉을 내려놨다.
유 명예감독은 투병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인천을 1부 리그에 잔류시키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인천은 최종 순위 10위(7승 13무 18패, 승점 34)로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유 명예감독은 팬들에게 “암을 이기고 꼭 돌아오겠다”는 또 한 번의 약속을 한 상태다.
인천 구단은 감독에서 명예감독으로 물러앉은 그에게 올해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한결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치료에 전념한 유 명예감독은 예고된 항암치료(12차)의 절반 이상을 소화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암치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현재까지는 예정대로 치료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그에게 닥친 모친상 소식에 팬들은 ‘본인도 힘든데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느냐’는 위로 메시지를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으시네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유상철 감독님도 이 시기 잘 견뎌내셔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 뵙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라고 했다.
자신의 부친도 40대 후반에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지만 수술 받고 지금 67세에도 건강하다는 어느 누리꾼은 유 명예감독을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넘쳤던 멀티플레이어”라고 부르며 “힘 내십쇼 형님. 이겨내시고 인천 벤치에서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 다시 봐야 되겠습니다.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