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500만명 넘겼지만 서비스 고도화는 아직 진행중

상용화 1년 명과 암 / 당초 4차 산업혁명 기폭제 기대 / 인프라 구축 더뎌 목표 달성 지연 / 건물·지하철서 접속 끊기기 일쑤 / 원활한 이용까지 3∼4년 걸릴 듯 / 이통사 치열한 서비스 경쟁 계속 / 다양한 AR·VR 컨텐츠 개발 박차 / B2B 등 수익모델 구축도 과제

오는 3일로 5G(5세대 이동통신)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지 1년이 된다. 당초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표방한 5G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확산의 기폭제가 되며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목표 달성이 다소 지연되는 상황이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국내 5G 이동통신 가입자는 536만명을 기록했다. 통신사별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240만7413명(44.9%) △KT 162만2015명(30.2%) △LG유플러스 133만953명(24.8%)의 분포를 보였다. 정부와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말 ‘500만 돌파’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5G 서비스 상용화 10개월 만에 그 고지를 밟았다.

통신 3사는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8조7807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인구의 80%를 커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여전히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건물 안이나 지하철 등에서는 5G가 끊기는 사례가 자주 나오고 있고, 수도권 등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확충된 탓에 그 외 지역에서는 아직 5G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5G가 전국적으로 원활히 전파를 내보낼 수 있기까지는 3∼4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각 통신사들은 이르면 올해 말을 목표로 5G와 LTE(4G) 모드를 혼용하는 5G NSA(비단독모드)에서 5G SA(단독모드) 전환 및 28㎓ 대역 개통 등을 준비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확충되는 네트워크에 비해 5G 콘텐츠가 여전히 열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5G 상용화를 전후해 AR·VR 등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 생산이 예고됐으나 여전히 콘텐츠 양이 충분하지 않고, 이용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직은 잘 닦인 고속도로에 달릴 차가 없는 형국인 셈이다.

통신 3사의 서비스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양한 분야 기업들과 협업해 ‘5G 실감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혼합현실(XR)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설인 ‘점프 스튜디오’의 오픈도 예정돼 있다.

KT는 개인형 VR 서비스 ‘슈퍼VR’를 통해 세계 최초로 ‘8K VR 스트리밍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재와 한류 등을 소재로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올해 안에 100여편의 초고화질 VR 콘텐츠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 초반에 VR와 AR를 접목한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U+ 게임라이브’, ‘AR쇼핑’, ‘스마트 홈트’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향후 AR와 VR에 집중해 5G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모델 등을 통한 수익모델을 찾는 것도 통신사들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공장 등에 ‘5G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고, 5G 스마트 발전소, 5G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와 의료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냈던 KT는 관광, 물류·유통, 재난관리, 공공안전 등 7대 영역을 내세우며 고객사를 더욱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기존의 스마트 팩토리 외에도 스마트 드론, 스마트 교육 등의 사업 영역에서 5G 접목을 시도하는 한편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