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출 둔화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앞서 국내 하루 평균 수출액은 지난 2월 감소세로 꺾인 데 이어 3월엔 수출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 그나마 올해 2월은 조업일수가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통계수치로는 실적이 깜짝 반등했지만, 3월엔 이마저도 없었다. 수출실적에서 마이너스 전환이 확연히 나타난 것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469억10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2% 줄었다. 조업 일수 영향을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6.4%나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감률은 2018년 12월 이후 올 1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2월 조업일수 증가로 인해 4.3%로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3월의 경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이 호조세를 유지하며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5.8%로 2월(-6.6%)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고 3월부터 코로나19가 급격히 퍼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각각 17.3%, 10%로 플러스를 유지했다.
해외매출이 중요한 대기업들의 특성상 4월 수출 감소가 기업들의 매출뿐만 아니라 향후 투자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18년 기준 매출 상위 10대 기업 중 삼성전자(86.1%), 기아자동차(66.9%), LG전자(63.5%), 현대자동차(62%) 등 7개 기업은 해외에서 매출 50%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이날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집단 계열 358개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32조8394억원, 66조481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매출은 2.1%(28조8712억원), 영업이익은 46.5%(57조727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들의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은 90조5173억원에서 79조5439억원으로 12.1%(10조9734억원)나 줄었다. SK가 20조9035억원에서 16조1200억원으로 4조7835억원(22.9%) 줄어 투자 감소액이 가장 많았고 LG와 삼성도 투자액을 각각 3조3891억원, 2조8673억원 줄였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