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9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사망자가 31일(현지시간) 4000명을 넘어서면서 중국을 앞질렀다.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 모두 하루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다가올 30일간 지침을 따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것은 생사 문제”라며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코로나19 대유행의 절박한 현실에 마주하고 현대사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순간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비슷한 사망자 예측 모델은 있었지만 대통령의 엄중한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논평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20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18만9510명이다. 사망자는 4076명으로 중국(3310명)을 넘어섰다. 전날에 비해 감염자는 2만6000여명, 사망자는 1000명가량 각각 늘면서 모두 하루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최대 확산지인 뉴욕주는 환자가 8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뉴욕경찰서(NYPD)의 경찰관 1048명 등 직원 119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 인력의 약 15%인 5674명이 병으로 결근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프라 건설에 초점을 맞춘 2조달러(약 2448조원) 규모의 4차 경기부양책 시행을 위한 예산 편성을 의회에 요구했다. 앞서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3차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이 시행된 지 4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에는 오로지 일자리와 한때 위대했던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의 하나로 도로, 교량, 터널, 항만 등이 포함된 인프라 재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미국은 이달 들어 1단계 83억달러, 2단계 1000억달러 등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하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410.32포인트(1.84%) 내린 2만1917.16에 마감했다. 1분기 다우 지수는 23.2%의 하락해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워싱턴=국기연·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