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페북 통해 ‘n번방 호기심 발언’ 황교안 우회 비판

“호기심=사이코패스” 서지현 검사 발언 기사도 게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표창장 위조‘, ‘불법 사모펀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n번방’ 사건을 두고 호기심이 들어간 사람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발언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2일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를 비판한 타인의 트위터 글을 캡처해 게시했다. 해당 트위터엔 “N번방 가입하는데 5단계를 거쳐야 함. 모르고 우연히 가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님. 돈을 내고도 신분증과 얼굴을 사진 찍어 인증하지 않으면 가입 불가”라며 “저들은 미성년자 성폭행 및 고문 스너프 영상을 보기 위해 개인정보 다 까고 가입한 것. 그리고 그 26만명 중 누구도 신고 안 함”이라고 적혔다.

 

호기심에 n번방으로 들어간 사람에 대한 법적 판단은 달라야 한다는 황 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내용이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황 대표는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가입자 신상 공개와 관련해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적절하지 않다 싶어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며 “처벌 자체는 대표를 처벌하고 구속했지만, 관련 사람들에 대해선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에도 관련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그는 호기심에 n번방에 들어갔다면 ‘사이코패스’라고 밝힌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검사)의 페북 발언을 보도한 한 기사를 올렸다. 또 이 같은 발언이 담긴 서 특별자문관의 페북 글을 링크하기도 했다. 타인의 글들을 올려 우회적으로 황 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한편 황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는 n번방 가입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고 끔찍한 범죄 가해자에게 관용을 베풀고 싶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그 범죄 소굴에 오래 머문 사람만 처벌하고, 상대적으로 잠깐 있었던 사람은 처벌을 면하게 해주자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입장이냐”며 “황 대표의 발언은 매우 문제적이다. 당장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에 황 대표는 이날 본인의 유튜브 채널 ‘황교안 오피셜TV’를 통해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며 “n번방 26만명의 가해자 관련자 전원은 이런 일반론적 잣대에 해당될 수 없다.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해명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