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관보 “한미 방위비 협상 결코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한국 압박

지난 1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 평택=연합뉴스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며 공정한 합의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한미 양국의 협상이 잠정적으로 타결됐다는 관측을 부인하며 마지막까지 한국을 압박할 의도로 보인다.

 

쿠퍼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언론과의 화상 브리핑에서 “나는 협상이 계속돼 왔고,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협상은 서울과 워싱턴 간에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상 브리핑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는 대면하는 것을 선호하고 서울에 있는 우리 동료들도 대면을 선호할 것임을 안다”며 “우리는 서울에 대사관이 있고 한국 대사관이 이곳 워싱턴에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은 우리가 4월 초에 (협상 타결의) 초점이 있었지만 협상은 조건 기반”이라며 “그 의도는 동맹이 굳건해지고 서로에게 상호 유익한 자리에 있음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논의 단위와 관련해서는 협상 대표단뿐 아니라 양국 장관, 청와대와 백악관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담당 부서에 있는 내 동료들, 그리고 물론 장관급과 그 이상”이라며 “중요한 것은 협상이 계속되면서 상호 이익과 양측을 위해 공정한 합의점을 찾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상호 유익하고 공정한 합의여야 한다”며 “지금 당장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여전히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입구 전경. 뉴시스

국무부 당국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워싱턴에 있는 한국 특파원에게 이메일을 먼저 보내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알리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동맹들이 더 기여할 수 있고, 더 해야 한다는 기대를 분명해 해왔다”며 “우리는 한국과 상호 이익이 되고 공정한 합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당국자가 한국 언론에 먼저 질의응답이 아닌 입장문을 배포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일로,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사가 지난달 31일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힌 뒤 지난 1일 타결 발표를 할 수 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지만, 이후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다시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방위비 협상 대표단 간에는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협상 결과물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