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수사 박차… 일주일 새 8명 구속

檢, 펀드사기·기업사냥 등 전선 확대 / 잠적 ‘錢主’ 김 회장 등 추적에 총력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라임자산운용(라임자산)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지난달 말부터 지난 3일까지 라임자산 사건 관계자 8명을 구속했다. 가장 먼저 구속된 인물은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본부장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 상품의 핵심 판매사면서 이 운용사 펀드의 구조를 함께 기획한 곳이다. 검찰은 임 전 본부장이 그 핵심 역할을 맡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임 전 본부장을 구속하면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함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도 적용했다. 이는 판매·운용사가 펀드의 위험을 적극 은폐한 채 투자자를 속여 돈을 가로챈 금융범죄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법원이 임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그와 관련한 검찰 판단이 상당 부분 소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투자자들에 대한 사기 혐의뿐 아니라 라임자산이 기업사냥꾼들의 돈줄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도 수사 중이다. 기업사냥꾼은 사채 등을 동원해 자기 자금 없이 기업 경영권을 확보하고 회삿돈을 마구 꺼내 쓴 뒤 해당 기업을 ‘깡통’으로 만들어 마지막에는 헐값에 팔아넘기는 이들을 일컫는다.

1조6천억원대의 금융·투자 사기 의혹 사건인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라임자산운용 김모 본부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3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검찰이 구속한 김모 라임자산 대체투자운용본부장도 기업사냥에 가담했다는 정황이 불거졌다. 그는 투자자들을 속여 라임자산의 ‘돈줄’로 지목된 김봉현 회장이 실소유한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라임자산의 투자 대상이었던 상장사 주식을 미리 사고 주가를 조작한 뒤 시장에 팔아치워 수십억원 규모의 이득을 챙긴 4명도 구속했다.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긴 이번 사태의 ‘몸통’을 추적하는 데에도 수사력이 집중되고 있다. 김 회장을 비롯해 라임 펀드를 기획하고 운용까지 담당했던 이종필 전 부사장 등 이번 사태를 주도한 피의자들은 모두 잠적한 상태다.

유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