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재판장 사직으로 미뤄졌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이 6일 재개됐다. 전씨는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광주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2시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공판을 열었다.
이날은 공판 준비기일로 검찰과 피고인의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짜는 재판이다. 피고인 전씨의 출석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이후 열리는 재판기일에는 피고인 전씨의 인적 사항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받기위해 출석해야 한다.
전씨는 2018년 5월 자신의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으로 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부터 광주 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전씨 재판의 담당 판사인 장동혁 부장판사(51)가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 1월10일 사직하면서 재판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장 전 부장판사는 사직 후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대전 유성갑에 출마했다.
새 재판부는 4개월 만에 열린 이날 재판에서 그동안 유지돼왔던 전씨의 재판 불출석 허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씨는 지난해 3월 11일 광주지법에 인정신문을 위해 처음 출석한 이후 재판장으로부터 불출석 허가를 받아 지금까지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전씨는 새 재판부의 인정신문을 위해 다음달 열릴 예정인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하지만 전씨가 실제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재판이 늦어지면서 재판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재판부에 신속한 재판을 촉구했다. 조 이사는 이날 광주지법에서 "그동안 재판부가 지나치게 재판을 지체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상임이사는 "재판부가 그동안 국민여론에 부응하지 못하고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희생자 그리고 광주시민들에게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