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환자 2명이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하는 치료를 받고 회복됐다는 연구 논문이 국내 처음으로 발표됐다.
세브란스병원 최준용·김신영 교수팀은 7일 코로나19 감염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동반한 중증 폐렴이 생긴 환자 2명에게 혈장치료를 한 결과 증상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완치판정을 받고 2주가 지난 20대 남성의 회복기 혈장 500㎖를 12시간 간격으로 2회 투여하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환자는 혈장치료 이틀 후부터 호전돼 이후 기계호흡을 끊고 자발적인 호흡을 회복했으며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환자는 고혈압 병력이 있는 67세 여성으로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후 3일째부터 호흡 곤란으로 산소요구량이 많아지면서 왼쪽 폐 상태가 나빠져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 당시 의료진이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와 에이즈 치료제를 투여하고, 산소 수치를 높이기 위해 치료를 했으나 림프구감소증과 고열은 멈추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환자에게도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2차례에 걸쳐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했다. 이 결과 림프구 수가 회복되고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했다. 이씨는 이후 완치 판정을 받고 3월 말 퇴원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게재됐다.
최 교수는 “혈장치료가 나름의 부작용이 있고,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어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 등이 효과가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 등 치료와 병행하면 나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코로나19 혈장치료 지침을 수일 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치료)가이드라인과 관련해서 서면으로 전문가들에게 검토받고 있다”며 “며칠 내로 지침 자체는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