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에 세계 최대 이종격투기 단체인 미국의 UFC가 외딴 섬을 빌려 대회를 열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UFC 대회에서 한국의 정찬성(오른쪽)이 프랭키 에드가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충격파는 전 세계 대부분 스포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를 멈춘 대부분 종목이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감염 확산이 멈추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인 상황에서 대회 강행에 도전하는 종목이 나타났다. 세계최대의 이종격투기 단체인 UFC가 이달 말 대회를 열겠다고 나선 것.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8일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9일 UFC 정규 대회인 ‘UFC 249’를 개최한다고 선언했다.
놀라운 것은 대회가 열리는 장소다. UFC는 미국에 있는 한 개인 소유의 섬을 확보해 이곳에서 이벤트를 열겠다고 밝혔다. 화이트 대표는 “계약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며 “이 섬을 19일부터 두 달간 폐쇄해 격투기 대회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인프라 건설이 진행 중이며, 이곳에서 우리의 모든 국제 대회를 열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멈출 때까지 외딴 섬에서 선수들과 필수 인력만 모여 모든 대회를 치르고 화면을 TV와 인터넷을 통해 송출하겠다는 뜻이다.
당초 UFC 249는 미국 뉴저지의 바클레이즈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가장 코로나19의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대회 연기가 유력했었다. UFC는 앞서 런던에서 예정됐던 'UFC 파이트 나이트 171'을 포함한 3개 대회도 일정을 미룬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0명 이상 모이지 말 것을 권고했고, 다수의 지역이 봉쇄조치까지 취해 미국 내에서 대체 장소를 찾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화이트 대표는 UFC가 사활을 걸고 준비했던 정규대회만큼은 반드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혀왔고, 결국 외딴 섬에서의 무관중 이벤트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관중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PPV(유료중계) 수익과 스폰서 수익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대회 장소는 발표되지 않았다. 화이트 대표는 이날 대회가 개최될 섬의 위치를 밝히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코로나19 탓에 UFC 팬들은 지구상의 이름도 알 수 없는 외딴 섬에서 펼쳐지는 격투기 경기를 TV와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