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자산)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한 법무법인을 횡령 자금의 ‘임시 보관소’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A법무법인은 지난 1월 김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김모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에게 이 회사 자금 317억원을 지급했다. 앞서 김 회장 측이 이 돈을 A법무법인에 2차례에 걸쳐 입금한 뒤 다시 빼간 것이다. 자금을 받은 김씨는 김 회장과 함께 수원 여객의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망을 피해 잠적하다 최근 경찰에 체포된 인물이다.
김 회장 측은 회사에 에스크로(제3자 중개 서비스) 목적으로 이 자금을 법무법인에 예치했다고 밝히면서 자금 유출에 대한 의심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에는 라임자산이 지난 1월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195억원과 스타모빌리티가 한 식품회사 인수를 위해 마련한 자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외부감사 과정에서 회삿돈이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이모 스타모빌리티 대표는 해당 법무법인에 자금 반환을 요청했으나 돈은 이미 김씨에게 지급된 뒤였다. 스타모빌리티 측은 대표이사나 대리인이 아닌 김씨에게 회삿돈을 지급한 것이 불법이라며 해당 법무법인을 상대로 민·형사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다.
A법무법인은 김 회장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회삿돈을 꺼내 보관한 장소로도 활용됐다. 김 회장은 올해 1월 컨소시엄을 구성해 향군상조회를 32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그는 1월 말과 2월 중순 2차례에 걸쳐 향군상조회 자금 152억원을 A법무법인에 임시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