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려운 걸 CJ대한통운이 해내네요…택배가 사재기 막았다!”

CJ대한통운 2월1주~3월2주 6주간 택배 빅데이터 1.8억건 최초 분석 /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라면, 생수 등 긴급물품 주문 3일간 급증…원활한 배송 진행 후 안정세 / ‘택배는 생활기간산업’ 인식 확산… 3월 2일 CJ대한통운 하루 택배 처리량 960만건으로 사상 최대

CJ대한통운이 코로나19 확산 시기 자사 택배를 통해 배송된 상품 1.8억건을 분석한 결과, 생수와 라면 등 비상물품에 대한 ‘사재기성 주문’이 3일(2월 21~23일)간 ‘반짝’ 진행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련 물품이 안정적으로 배송되기 시작한 이후 주문량이 줄어들면서 안정세로 돌아섰다. 국내에서 사재기가 확산되지 않고 ‘반짝’ 현상에 그칠 수 있었던 데는 안정적 택배 시스템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택배 서비스가 전국민에게 없어선 안될 필수적인 생활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CJ대한통운이 자사 택배 송장 정보를 바탕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2월1주~3월2주(2월1일~3월14일) 1.8억 건에 해당하는 물품 데이터 분석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안정적인 택배 배송… ‘사재기 막았다’

 

CJ대한통운의 택배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31번 확진자가 발표된 2월 18일 이후 온라인 주문량이 크게 늘었다. 31번 확진자 발생 직후 코로나19의 장기화 불안감이 투영된 2월 4주(23~29일)에 생수, 라면, 통조림 등 비상물품 주문량은 전주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주말 물량이 통상 월요일에 송장 정보로 등록되는 점을 감안하면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첫 주말인 2월 21~23일 주문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통조림은 2월 3주(16~22일) 4만 건에서 4주 14만 건으로 3배, 라면은 12만 건에서 31만 건으로 두배 이상 폭증했다. 박스 단위로 배송되는 택배 특성에 비추어 볼 때 통조림이 박스당 통상 24~36개, 라면은 박스당 보통 30개로 최소 280만 개의 통조림과 930만개의 라면이 배송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른바 2월 4주 비상 물품 ‘온라인 사재기’ 현상은 해당 물품에 대한 안정적 배송이 지속되면서 곧바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2월4주 전주대비 2.5배 가까이 늘어났던 라면 배송량은 3월 1주(1~7일)와 2주(8~14일)에 각각 39%, 33%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안정세로 돌아섰다. 2월 4주에 2.5배로 늘었던 생수의 경우에도 각각 41%, 25%씩 줄면서 평시 수준으로 선회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2월 3주차 주말부터 주문량이 크게 늘었지만 물품 배송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한 소비자들이 빠르게 안정감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도 오프라인 사재기가 없었고, 비상물품은 줄어드는 대신 일상적인 물품에 대한 온라인 쇼핑이 늘었다는 점은 ‘택배가 사재기를 막았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라고 밝혔다.

 

◆‘집콕族’ 취미 용품 주문 급증… 언택트 소비 가속

 

정부가 헬스클럽, 주점 등 체육, 유흥시설의 중단을 강력 권고하고,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면서 이른바 ‘집콕族’의 소비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적인 유행으로 번진 ‘달고나 커피’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홈카페와 관련한 상품인 커피메이커, 믹서기는 3월 2주차에 전주대비 판매고가 크게 늘었고 튀김기, 요쿠르트제조기 등 홈쿠킹 관련 항목도 역시 3월부터 주문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과 전시 중단으로 문화생활을 누리지 못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도서, 음반 분야 배송 물량은 2월 4주 170만건으로 전주대비 13% 증가했다. 보통 도서, 음반의 경우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 1~2주에 크게 늘지만 올해 1주가 앞당겨진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 택배를 기준으로 전체 물량은 3월 1주가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인된 2월4주에는 전주 대비 22% 증가한 3,200만개를 기록했고,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3월 1주에는 3,300만개까지 늘어나면서 주간 물동량의 정점을 찍었으며, 3월 2주에는 전주 대비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일일 택배 처리량은 3월 2일 960만건으로 국내에서 택배 서비스가 개시된 이후 단일 기업 사상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택배는 주말 온라인 주문량이 접수되는 월~화요일 물동량이 가장 크고, 이후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요일별 처리량은 차이가 크다. 2019년 기준 CJ대한통운 택배의 시장 점유율은 47.2%였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택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직접 확인하면서 택배를 생활기간산업으로 인식하는 국민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택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물류 빅데이터 정보로 세밀한 트렌드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2018~2019년 처리한 택배 물량 총 25.5억건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상생활리포트’를 발간할 예정이다. 택배 송장의 731개 물품 세분류를 바탕으로 한 국내 최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와 일상생활의 다양한 트렌드 변화를 읽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