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1000명 속도로 감염…도쿄역 주변 유동인구 38% 폭감 [특파원+]

소프트뱅크 자회사 분석…도쿄역 주변 38·오사카역 주변 33% 격감/ 日 번화가 사람 그림자 찾기 힘들다 / 日기자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평소 유동인구의 20∼30% 불과” / 도쿄 144명 하루 최다 신기록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가 발령된 8일 낮 12시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도쿄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를 오가는 사람이 평소보다 크게 감소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긴급사태선언을 즈음해 도쿄(東京) 주요 도시의 도심 유동인구가 격감했음을 보여주는 수치가 나왔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이자 위치정보 빅데이터 업체인 아구프(Agoop)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평일과 비교할 때 지난 7일 JR동일본 도쿄역, 오사카(大阪)역 주변의 유동인구가 30∼40% 감소했다고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가 발령된 8일 낮 12시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도쿄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를 오가는 사람이 평소보다 크게 감소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신문에 따르면 조사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얻은 이용자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주요 역과 번화가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인구를 1시간 마다 계측했다. 지난달 제3주 평일(16∼19일) 중 피크타임 인구가 가장 많았던 3월19일과 4월7일을 비교하면 도쿄역 주변은 38%, 오사카역은 33%가 감소했다.

 

도쿄의 경우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외출자제를 요청한 뒤 감소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4월6∼7일에 걸쳐 JR 시부야(澁谷)역 주변은 9.8%, 도쿄역 주변은 5.4% 감소했다.

도쿄 도심의 상당수 식당과 상점이 영업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내걸고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기자가 8일 취재한 도쿄 도심도 평소보다 눈에 띄게 한산했다. 일본에서도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는 점심시간임에도 오가는 사람이 확 줄었다. 이곳에 자주 취재 온다는 일본인 사진기자는 스크램블 교차로를 바라보며 “사람이 엄청 줄었다”며 “평상시의 20∼30%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에 따른 영업점 휴업’ 같은 게시물을 내걸고 이날부터 짧게는 4월30일까지, 길게는 무기한 영업을 정지한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었다.  조깅 코스인 왕궁 주변도 인적이 사라졌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가 발령된 8일 도쿄시민의 발인 지하철 차량에 승객 2명이 앉아 있다. 환기를 위해 차창은 열려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수도권 주민의 발인 지하철에서는 열차 한량에 승객은 1∼3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환기를 위해 지하철 차량 창문을 열고 운행해 열차가 출발하거나 정거할 때마다 굉음이 퍼졌다.

 

민간 방송들의 와이드뉴스쇼에서는 긴급사태가 발령된 도쿄, 오사카 지역 등을 생중계로 연결하면서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것은 처음 본다”는 사회자의 말을 연거푸 전했다. 

도쿄 도심 번화가뿐만 아니라 주택가의 상점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도쿄 신주쿠 와카마쓰카와다역 근처 주택가의 문방구가 임시휴업을 알리는 게시문을 부착하고 셔터를 내린 모습. 도쿄=김청중 특파원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된 사실상 첫날인 8일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는 하루 단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일본 전체에서는 515명의 신규 확진자가 확인돼 5685명(크루즈선 712명)이 감염됐으며, 사망자도 7명 늘어 116명(크루즈선 11명)이 됐다. 이 중 도쿄도도 하루 단위로 가장 많은 144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도쿄=김청중 특파원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