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10~20대가 168명…‘n번방’ 개설자 ‘갓갓’ 추적 중

피해자는 10~20대가 가장 많아…50대 피해자도 있어 / 경찰,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하는 운영자부터 회원이라는 소지자까지 수사 중” / 현재 경찰은 n번방 등 사건을 포함해 240건을 수사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 수사를 통해 221명을 붙잡아 32명을 구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수사를 받은 관련자 가운데 10~20대는 168명으로 전체 76%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피해자는 10~20대가 가장 많았으며, 50대 피해자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착취물 유통 수사가 텔레그램을 비롯한 디스코드 등 경로 전반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경찰은 구조적 문제 보완을 위한 통계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하는 운영자부터 회원이라는 소지자까지 수사를 계속 중”이라며 “디지털 성범죄 통계를 계속 정리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까지 디지털 성범죄 관련 검거자 수는 221명으로 이 가운데 32명은 구속됐다. 전체 사건 274건 가운데 34건은 송치됐고, 현재 경찰은 n번방 등 사건을 포함해 240건을 수사하고 있다.

 

연령대별 피의자는 10대 65명, 20대 103명, 30대 43명, 40대 4명, 50대 이상 6명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피의자 가운데 10~20대 비중은 76.01%인 셈이다.

 

n번방 등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물 제작·유포와 관련해서는 117명이 붙잡혔다. 운영자 9명, 유포자 14명, 소지자 94명 등이 해당한다.

 

협박 등을 토대로 제작된 성착취물을 다른 대화방을 개설해 재유포한 혐의로 15명이 검거됐다. 또 성착취물을 1대 1 대화방을 개설해 유포한 혐의로 49명, 불법촬영물, 딥페이크 등을 유포와 관련해 4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 경찰에서 인적 사항을 특정한 피해자는 모두 58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10대 30명, 20대 22명, 30대 5명, 50대 1명 등으로 10~20대가 가장 많았다.

 

경찰은 성착취물 유통 관련 수사를 책임수사관서 지정을 통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경기북부경찰청에서는 디스코드를 이용한 성착취물 유통 문제를 수사해 10명을 붙잡아 대학생 1명을 구속했다. 관련자 중에는 12세 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산경찰청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동 성착취물 등 2608건을 20여명에게 판매한 관련자를 붙잡아 구속하고 구매자 20여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n번방’ 개설자로 알려진 대화명 ‘갓갓’에 대한 추적 수사는 경북경찰청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조주빈(25)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박사방’ 관련 공범 및 관여자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성착취물 유통 관련 신상공개 요구에 편승한 개인정보침해 문제에 대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명 자경단이라고 해서 운영되는 몇개 채널에 대해 의미 있게 수사하겠다”고 했다.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유포한 조주빈의 공범 A씨가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의 공범인 A(18)씨가 9일 구속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를 받는 A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나온 A씨는 “조씨에게 무슨 지시를 받았느냐”, “조씨에게 넘긴 범죄수익이 얼마나 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지난 7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부따’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며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박사방 등을 통해 얻은 범죄수익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유포한 조주빈의 변호를 맡은 김호제 변호사는 “조씨 외에 ‘부따’, ‘사마귀’, ‘이기야’라는 닉네임을 가진 3명의 박사방 관리자가 더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