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겨냥한 이재명, ‘배달의 명수’ 군산시와 손잡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강임준 군산시장과 손을 맞잡고 공공 배달 앱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이 지사는 9일 경기도청에서 강 시장과 ‘군산시 배달의 명수-공공 배달 앱 기술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내 1위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에 대응해 독자적인 공공 배달 앱 개발 방침을 밝힌 뒤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이달 초 배민이 내놓은 새로운 요금제 개편 방안을 놓고 독과점의 횡포라는 소상공인들의 비판이 일자 독자적인 공공 배달 앱 개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강 시장에게 연락해 군산시가 개발해 운용 중인 ‘배달의 명수’ 상표 공동 사용 등에 합의했다.

 

이 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군산시가 배달 앱 시장의 독점에 대해 합리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대안을 현실에서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눈이 번쩍 뜨였다”면서 “우리나라 배달 주문시장의 새로운 혁신”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에 강 시장도 “‘배달의 명수’는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처럼 지역 물품 거래는 물론 숙박업소 예약까지 처리할 수 있게 구성했다”며 “사용을 원하는 (다른) 자치단체가 있다면 최대한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강임준 군산시장이 9일 경기도청에서 '군산시 '배달의 명수'-공공 배달 앱 기술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배달의 명수’는 지난 2일까지 20여일간 모두 5344건의 주문이 몰렸다. 주문 금액은 1억2700만원에 달했다. 아직 배민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지만 상승세는 가파르다. 출시하고 첫 주말 이틀간 하루 평균 242건에 머물던 주문 건수는 보름 만에 355건으로 50%가량 급증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두 지자체는 독과점 배달 앱의 우월적 지위 억제와 이 분야의 공정한 시장경제 구축에 힘을 모은다는 복안이다. 기술 자문, 상표 무상사용에 관한 행정 지원, 실무협의체 구성 등이 협의서에 담겼다. 

 

현재 경기도는 세 가지 방향에서 공공 배달 앱 개발을 추진 중이다. 민간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구축과 외부 전문 기업 활용, 전문 인력 채용을 통한 직접 개발 등이다. 

 

도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의 공공 앱 개발 및 운영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독과점으로 선택할 여지가 없어진 상황에서 궁여지책을 만드는 것”이라며 “공공 앱이라고 공무원이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공적 역량으로 투자는 하되 민간역량으로 개발해 운영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