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원지가 中 아닌 유럽? 트럼프 "악성 가짜뉴스"

트위터 통해 "NYT, 중국에 특파원 다시 보내려 애쓴다" 비아냥
연합뉴스

미국의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미국에서 급속히 퍼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이 아니고 유럽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라며 NYT를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발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고 이를 자신의 최대 업적인 양 홍보해왔는데 NYT 보도는 중국인 입국제한 조치가 사실상 아무 효과도 없었음을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가 뒤늦게 중국 당국에 잘 보이려 애쓴다’는 취지로 비야냥거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가짜뉴스(Fake News) NYT가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 찾으려 한다”며 “이런 시도는 사상 최초”라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타임스를 “가짜뉴스”라고 맹비난한 트윗 내용. 트위터 캡처

이어 “나는 이미 실패한(Failing) NYT가 이런 보도로 무엇을 얻으려는 건지 궁금하다”며 “기사에 한 명이라도 실명을 밝힌 취재원이 등장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NYT는 최근 중국에서 개처럼(like dogs) 쫓겨났는데 필시 중국으로 돌아가려고 애쓰는 것 같다”며 “슬픈 일”이라고 비꼬았다.

 

‘NYT가 중국에서 개처럼 쫓겨났다’는 대목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국 정부가 미국 언론의 보도 태도를 문제삼아 NYT 등 미 언론사 소속 중국 특파원들을 추방한 조치를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NYT가 특파원을 중국으로 다시 보내기 위해 중국에 유리한 기사를 써줬다는 취지의 비아냥으로 해석된다.

 

앞서 NYT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몇몇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 온 바이러스에 전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발빠르게 중국발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것을 최대 치적인 양 홍보해왔는데, NYT 보도 내용이 맞는다면 유럽발 입국금지는 몰라도 중국발 입국금지는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는 뜻이 돼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 포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