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2일 남쪽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회의가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대의원이 아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북한은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고 예고했으나,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연기한 바 있다.
대신 김 위원장 주재로 11일 실질적 의사결정 기구인 노동당 정치국 회의가 개최됐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책 등이 논의됐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오빠인 김정은 당 위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넘어 실질적 권력 2인자로서 입지를 보다 확고히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보선 명단에 오르며 1년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복귀한 사실이 확인됐다.
2017년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한 김 제1부부장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 열린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해임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구성된 정치국 구성원 33명과 찍은 기념사진에서 빠진 데 이어 6월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 부부, 당 정치국 간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을 때도 빠져 해임설이 확실시 됐다.
이를 두고 당시 '하노이 노딜' 여파로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2018년 대남 외교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던 김 제1부부장 역시 문책당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런 그의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이 재확대된 건 지난해 말 대규모 인사 개편이 이뤄진 당 전원회의 이후부터다.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던 그는 당 전원회의에서 '당 제1부부장'에 임명됐다고 호명되면서 노동당의 가장 핵심부서인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전보된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같은 회의에서 보직 해임된 리만건 전 조직지도부장의 역할까지 하고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와 함께 올해 들어선 차관급(제1부부장)으론 이례적으로 본인 명의로 청와대를 향해 막말에 가까운 대남 비난 담화와 대미 담화를 잇따라 내며 김정은 위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회의를 통해 당의 최고 정책결정기구라고 할 수 있는 정치국에 재합류하면서 '로열패밀리'로서 상징적 입지뿐 아니라 권력의 실질적 2인자로서의 위상을 굳히는 데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거 김정일 시절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이자 2인자 역할을 했던 김경희가 정치국에 진입한 시기 등과 비교해보더라도 김여정의 위상과 입지는 이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1월 초 외무상에 임명된 리선권도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했다.
다만 전임 리용호가 차지했던 정치국 위원 자리를 단숨에 메꾸진 못했다.
대남관계를 제외하면 외교 경력이 사실상 전무한 그의 향후 '성과'에 따라 단계적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