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활동을 온라인으로 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만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만들어내려 애쓰고 있어요.”
대학에서 경제·경영 동아리 활동을 하는 권모(20)씨는 13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모든 동아리 활동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술집을 통째로 빌려 진행하던 동아리 신입생 예비교육과 환영회도 다자간 통화인 ‘그룹톡’으로 대체했다. 기존 회원 1명에 신입생 4명이 그룹 대화방을 만들어 자료를 공유하고 얘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권씨는 “강의실을 대관해 동아리 회원 전체가 학술집회에 참여하는 기존 활동 대신 ‘코로나19 사태를 경영·경제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기’라는 주제로 조끼리 온라인 토의를 하고 자유 형식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로 했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학 영화 동아리는 대면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자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회의를 했다. 평소 같았으면 교내에서 상영회 등을 열었겠지만, 오프라인 활동이 금지돼 신입회원 면접도 화상으로 진행했다.
회원을 뽑기는 했지만 만나지 못해 서로 알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자 동아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100문 100답을 올리고 댓글을 달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동아리 회원 박모(27)씨는 “처음에는 의사소통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고, 동아리 특성상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서도 “오히려 기존 활동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도 많이 나와 비대면 활동으로도 만족스럽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학교들은 동아리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 등은 학교 차원에서 동아리 등 학생단체들의 교내외 활동 자체를 요청하고, 동아리방 등 교내 시설 사용을 금지했다.
학생회도 대면 활동 자제를 촉구했다. 연세대 총동아리연합회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로 하향되거나 오프라인 개강하기 전까지 동아리의 오프라인 활동을 금지한다”며 “이를 어기는 동아리에 대한 신고를 받아 징계 등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대면 활동을 필수로 하는 동아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해한다면서도 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예술대학 공연 동아리는 지난 2월로 예정됐던 동계 공연 취소 이후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 동아리 운영진 기모(21)씨는 “학교 특성상 동아리 활동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해 신입생 모집 등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며 “학교 측에서는 동아리를 소개하는 발대식이나 부스 활동을 6월로 미룬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