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을 자극하는 연어의 은은한 수박 향
연어(?魚)의 한자 중 앞 글자 연은 ‘물고기 어(魚)’와 ‘잇따를 연(連)’이 합쳐진 글자로 일년에 한 번씩 잇따라 고향으로 돌아오는 물고기라는 뜻에서 이런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고서에 전해진다. 연어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큰 어류에 속하는데 횟감으로도, 구이용으로도 인기가 많은 생선이다. 조금 색다르게 요리를 하자면 훈제를 한다든지 또는 각종 허브들과 함께 염장을 함으로써 색다른 맛을 표현할 수가 있다. 최근에는 간장 양념에 재어 놓은 연어 장 같은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연어 알 또한 인기 있는 식재료다. 덮밥에 올려 감초 역할을 하기도 하고 양식 요리에서는 차가운 애피타이저에 훌륭한 가니시가 되기도 한다.
어릴 때 집에서는 생선 메뉴들이 반찬으로 나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아버지가 해산물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생선회를 먹어 본 것도 포항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첫 외출 때 선임들이 사준 것이 처음이었을 정도로 내게는 굉장히 멀고도 먼 음식이었다. 지금도 나는 회를 잘 즐기지 못하지만 유일하게 좋아하는 게 바로 연어이다.
#송어에서 산천어까지 종류 다양
연어의 종류에 따라 1년에서 3년 뒤 자기가 살던 강으로 돌아온다. 강에서 산란을 한 후 1년 동안 살다가 바다로 내려가는데 참 험난한 과정이 아닐 수가 없다. 무수한 천적들뿐 아니라 환경오염, 강줄기의 변화는 회귀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연어는 산란기 직전에 바다에서 잡히는 것이 맛이 좋고 강에서 잡힌 연어의 맛은 떨어진다. 산란을 위해 이미 모든 영양분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트나 식당에서 통상 접하는 연어는 대부분 수입산으로 대서양 연어라고 하며 주로 영국, 칠레, 캐나다, 노르웨이에서 양식한 연어다. 우리는 그중 북유럽의 노르웨이산 연어를 가장 많이 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5년 강원도에서 연어 양식에 성공했는데 대서양 연어보다는 작은 60㎝가량의 크기로 송어(cherry salmon, trout)라고 부른다. 연어는 두 가지로 분류한다.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연어에는 곱사 연어, 왕 연어, 은 연어, 홍 연어, 송어, 대서양 연어가 있다. 또 바다로 내려가지 않고 일생을 강에서만 지내는 무지개송어, 갈색송어, 곤들매기, 산천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9~12월 섬진강에서 동해안 북부 명파천까지 연어들이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바다에서 서식하는 기간은 연어마다 차이가 있는데 섬진강의 연어는 대략 3년간 북태평양에서 자란 뒤 섬진강으로 돌아와 산란을 한다. 번식기가 다가오면 수컷은 색이 더 짙어지고 아래턱이 길어져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러지며 이빨이 강해진다. 산란을 마친 후에는 기력을 소진해 어두운 색으로 변하며 점점 죽어간다.
연어는 살이 선홍색이고 지방의 색이 선명한 것이 좋다. 연어의 붉은빛은 연어가 주로 섭취하는 갑각류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의 영향으로 연어는 흰살 생선 쪽에 속한다. 양식 연어는 붉은빛을 띠게 하기 위해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있는 사료를 공급하기도 한다.
■연어 그라브락스 만들기
■재료
연어필렛 500g , 굵은 소금 50g, 황설탕 30g ,딜 5g, 레몬제스트 1개 분량, 생강 30g, 월계수잎 3g, 위스키 또는 도수가 높은 술 50㎖
■만들기
① 연어는 위스키를 발라 30분간 마리네이드한 뒤 수분을 닦아준다. ② 소금과 설탕 재료들을 모두 섞어 준 뒤 연어의 위 아래로 충분히 덮어준다. ③ 12시간가량 마리네이드해 준 뒤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 주고 15분가량 정수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준다. ④ 물기를 제거한 뒤 냉장고에 하루 숙성시킨다. ⑤ 사과와 양파, 홀스레디시를 곁들여 접시에 담는다.
오스테리아 주연·트라토리아 오늘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