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범진보 180석 가능’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3일 “범보수가 200석 이상을 가졌던 선거도 있었는데 범진보는 그러면 안 되느냐, 그런 희망을 가지면 안 되느냐”고 항변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의 발언을 두고 ‘저의가 의심된다’고 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에 발언에는 “제가 뭣하러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나흘 만에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만든 반면, 우리 국회는 지금까지를 보면 그런 것을 못하지 않느냐”며 “그래서 이 위기 극복을 위해 지금까지 무작정 반대만 일삼고 국회를 마비시킨 정당의 의석이 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주 재단 유튜브 채널인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유 이사장은 이날 “저는 민주당이 비례를 포함해 180석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며 “(제가 말한) 범진보는 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 민생당까지 다 포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이사장은 또 “제가 180석을 예측하지 않았다”며 “시청자로부터 ‘민주당이 180석이 안 될까요, 비례 포함해서?’라고 질문이 와서 ‘불가능하다, 과한 욕심이다, 그런데 투표를 열심히 하면 범진보를 다 합쳐 180석은 불가능한 일, 목표는 아니지 않겠느냐’며 희망사항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표에 정말 남김없이 다 참여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원만하게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을 진행할 수 있는 의석 180석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상식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면서 “범진보가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최대한 의석을 가져보자는 희망을 얘기하는 게 무엇이 오만이고 폭주인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 이사장은 양 민주연구원장이 그의 발언 논란을 겨냥해 “최근 당 밖에서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의석수를 예상하며 호언하는 사람들은 저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 것을 두고는 “저보고 한 말이 아닐 것”이라며 “저보고 한 말이더라도 제가 한 비평 때문에 생긴 비평이기에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 ‘민주당 의석은 충분하니 (유 이사장이 지지 의사를 밝힌) 열린민주당이나 정의당을 도와주라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는 “해석은 각자의 자유”라면서도 “제가 굳이 뭐하러 그런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유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총선 이후 범여권 비례대표용 정당들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을 합쳐 교섭단체를 만드는 방안을 언급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별도) 구상이 아니고 선거 결과가 나오면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더불어시민당의 최배근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 이사장의 발언 논란을 두고 “어떻게 보면 (유 이사장의) 개인적인 판단인데 제가 볼 때는 오해를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발언”이라며 “유 이사장이 다른 분야에 비해 선거 전망에 대해선 맞힌 적이 거의 없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