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된 차명진 “나는 지금 행복… 우상 하나를 무너뜨렸다”

발언 논란 비판한 조선일보 사설 ‘저격’도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으로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가 지난 10일 부천시 소사구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부천=연합뉴스

이른바 ‘세월호 텐트’ 관련 막말 논란으로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가 14일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내게 용어 문제를 시비하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따진 적이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나는 지금 행복하다”며 “내 모든 걸 던져서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가로 막는 거대한 우상 하나를 무너뜨리는 데 한몫 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차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가 막말을 했다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묻는다”면서 “그 사건에서 더러운 악취가 나는 거지, 그 말에서 더러운 악취가 나는가?”라고 질문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막말 논란을 불러 일으킨 세월호 텐트에서의 ‘○○○’이란 표현을 두고 “이 용어가 애들 교육상 안 좋다고 그 사건을 덮어야 하느냐”며 “치욕적인 식민역사를 잊자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차 후보는 자신의 막말을 비판한 이들을 향해 “당신들의 검은 양심과 비겁함 때문에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가 침묵과 굴종, 패배의 검은 역사 속으로 묻혀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지난 13일 막말 논란으로 제명당한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의 경기 부천시 괴안동 선거사무소에서 한 캠프 관계자가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부천=뉴스1

이날 차 후보는 사설에서 자신의 막말 논란에 ‘사실 여부를 떠나 고위공직 후보자로서 용납하기 어려운 용어를 사용했다’고 지적한 조선일보에 대한 불만도 늘어놨다. 그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며 “이분들(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 처음엔 세월호 텐트 사건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무슨 핵폭탄 뇌관을 건드리는 것처럼 경기를 일으키더니 이제 많이 물러섰다”고 평가했다.

 

차 후보는 “○○○이라는 말꼬리를 트집잡는 수준으로 완화했다”며 “일단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나 나는 묻는다”며 “그 사건을 ○○○이라 부르는 것보다 더 점잖은 표현이 있으면 내놓아 보라, 진심이다”라고 요구했다.

 

차 후보는 이날 글에서 “내 명예, 지위, 물리적 삶, 이 모든 걸 초개 같이 던져서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가로 막는 거대한 우상 하나를 무너뜨리는데 한 몫 했다”며 “이 어찌 자랑스러운 일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내게 가해지는 이 돌팔매질이 곧 축복임을 안다”며 “오 주여! 감사합니다, 이 엄숙하고 성스러운 사명을 못나고 못난 저에게 내려주시다니!”라고 글을 끝맺었다.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왼쪽 첫번째)가 지난 6일 OBS 주최 후보자 토론회 녹화 때 상대 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8일 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는 발언을 해 막말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후 유세현장에서도 “세월호 텐트의 진실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막말을 이어갔다. 통합당은 애초 그에게 탈당권유 징계를 내렸으나 막말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전날 그를 제명했다. 이에 그는 강력히 반발하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차 후보가 제명되면서 사전투표 때 그가 얻은 표는 모두 무효 처리 됐다.

 

일부 통합당 지지자는 당의 차 후보 제명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통합당 홈페이지 등에는 “유권자들이 차명진에게 투표할 권리는 빼앗지 말아달라”거나 “중도파가 차명진 자른다고 오겠느냐”는 지적부터 “간첩 김종인(총괄선대위원장)은 사퇴하라”, “황교안(대표)부터 사퇴해라”, “지금부터 통합당 낙선운동을 하자”는 등 당 지도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