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북한의 최대 경축일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체와 관련된 북한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전날(14일) 순항미사일 발사 및 군사훈련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전 7시부터 40여분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수발 발사했다. 강원도 원산에서는 수호이(Su), 미그(MIG) 계열 전투기의 비행 모습도 포착됐다.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보도가 없는 점으로 미뤄볼 때 김 위원장이 훈련을 참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3년 전인 2017년 4월15일 태양절 때는 기념 열병식에서 이번 발사체와 유사한 순항 미사일을 처음 공개했고, 두 달 뒤인 6월8일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참관 사실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태양절을 전후로 벌여온 군사훈련을 통상 다음 날 오전 보도하며 군사력을 과시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태양절 관련 외국 단체·인사, 김 주석 추모 기사 등 매년 태양절에서 전해온 통상적인 소식들이 다뤄졌다. 군사훈련 보도를 자제하는 것은 훈련이 내부 결속 강화, 군사기 진작 목적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매체들은 태양절에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을 참배하는 모습을 당일 오전에 전해왔지만, 아직 보도되지 않아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비춰 김 위원장이 참배하지 않았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조용한 태양절을 보낸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가 비상 방역체계를 3개월가량 이어가는 북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태양절 전후로 열병식, 집단 축하공연 등을 여는데 올해는 이런 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생략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