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범진보 180석’ 발언으로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킨 데 대해 “보수 쪽에서 악용할 빌미를 줘 현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14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범진보 180석’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희망 섞인 기대를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이사장은 “미래통합당이 (제) 말을 왜곡해가면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라며, 통합당이 자신의 발언을 계기로 ‘언더독(불리한 경쟁자)’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큰 흐름에서 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의석을 달라는 것이 이른바 언더독 전략인데, 그동안 ‘정권 심판론’을 주장해온 통합당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이 전략으로 바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살려주세요’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걸고, 길바닥에서 절을 한다. 보수언론들이 ‘정권이 오만하다’는 내용의 사설과 칼럼으로 도배하기 시작했다”며 “알릴레오 (180석) 발언을 근거로 삼아 전환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알릴레오 방송에서 “비례 의석까지 합쳐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압승을 예견했다.
해당 발언 이후 통합당은 물론 민주당까지 당혹스러워하며 유 이사장의 발언을 질타했다. 특히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12일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의석수를 예상하며 호언하는 사람들의 저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손혜원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제 유시민 이사장까지, 많이 컸다 양정철”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날 유 이사장은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이 26.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전투표는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 유권자가 더 많이 해왔다. 이 때문에 (통합당의) 불안감이 증폭된 것 같다”라며 그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그는 “만약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압승이 아니라 통합당의 선전으로 끝이 나면 저는 돌 맞아 죽게 생겼다. 독박을 쓰게 생겼다. 할 말이 없다”라고 현재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를 살려주셔야 한다. 주변에 정치에 관심 없는 분들, 당 이름도 잘 구분 못 하는 분들을 찾아 투표장으로 모시고 나와서 찍게 해야 한다”라며 지지자와 시청자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