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순 1차 예선을 시작으로 2020시즌을 시작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는 개막 직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해 이후 삐걱거리며 어렵게 경기를 치렀다. 특히 중국 구단이 4팀이나 출전한 조별리그 첫 두 라운드는 중국팀이 제외된 채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결국, 감염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확산하자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달 2일 3~4월 경기 전체를 5월 이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후 한 달여가 지난 현재 ACL 연기의 원인이 됐던 중국과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잦아든 상태다. 그러나 예정됐던 5월 재개는 할 수 없게 됐다. AFC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5월과 6월에 치르기로 했던 모든 경기를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AFC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먼저 예방 조처를 한 전 대륙별 축구연맹 가운데 하나로 5~6월 경기 무기한 연기 결정은 참가팀 선수들과 임원, 팬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중국 등과 달리 최근 일본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동남아시아 등도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데 따른 조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여행 제한조치가 광범위하게 이뤄져 국경을 넘는 원정 자체가 힘든 부분도 고려됐다. ACL의 하부대회인 AFC컵 역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번 조치에 따라 과연 올 시즌 ACL이 정상적으로 대회를 마칠 수 있을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거대한 아시아대륙에서 펼쳐지는 ACL은 본래 1월부터 11월까지 치러지는 대장정이다. 하지만, 올 시즌 대회는 아직 팀당 1~2경기만 치른 채 멈춰 있다. 심지어 중국팀들은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한 상태다. 빨라야 7월 이후에나 재개를 기대할 수 있지만 남은 5~6개월여 만에 대회를 마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국가별 리그와 병행해야 하는 클럽대항전의 특성상 경기 간격을 무조건 좁히기도 힘들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