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 6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거대한 촛불혁명을 이뤄냈다”며 “수백 명의 세월호 희생자가 선물한 대한민국”이라고도 언급했다.
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느덧 세월호 참사 6주기가 됐다”며 “그사이 우리는 변한 것과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 그 사이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그날(2014년 4월16일) 이후, 봄이 찾아올 때마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만 보면 마음 한쪽이 아렸다”며 “봄꽃이 흐드러지던 날, 아주 긴 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자꾸 생각나서”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 시장은 “그렇게 허망하게 보낸 것이 너무 미안해서, 너무 아파서 우리 모두 오래 울었다”며 “그때 (우리는)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묻게 됐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가 던졌던 질문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져 끝내 거대한 촛불혁명을 이뤄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론했다. 박 시장은 “올 봄, 거리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없고 떠들썩 해야 할 학교는 조용하다”며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가는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국민은 그런 국가를 신뢰하며 한마음으로 인내하고 협력하며 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전 세계가 놀라워하는 우리 국민의 저력 역시 ‘아이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나라를 물려주지 말자’는 다짐과 노력이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그렇게 우리는 세월호 아이들에게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시장은 “그러나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이 많이 남아있다”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고, 한쪽에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들이 유족들의 상처를 헤집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4·15 총선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시병)의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평생 자식을 잃은 슬픔을 안고 살아갈 부모들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되물으며 “약자에게 해를 끼치는 정치,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광화문 광장에서 치러왔던 추모제도 취소됐다”며 “하지만 우리는 결코 2014년 4월16일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그는 “그리고 (우리는) 노력할 것”이라며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고향으로, 일터로 향한 가족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당연한 나라, 모두의 일상이 온전하게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남아있는 우리 모두 치열하게 살아낼 것”이라고도 했다. 박 시장은 “그것이 우리가 세월호를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방법일 것”이라는 문장으로 글을 끝맺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