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여당’ 국회…방송대·야간 로스쿨 탄생 ‘초읽기’

도입 과정에서 변호사·로스쿨단체 등과 마찰·갈등 예상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2000명대로 올라가겠네요.”

 

“서울 소재 미니 로스쿨은 앞으로 경쟁이 힘들어질 같아요.”

 

4·15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 거두자 젊은 변호사들 사이에서 나온 반응이다.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단독으로 법안 통과가 가능한 의석 수 180석을 확보하면서 법조계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공약으로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입학정원 2000명) 외 방송통신대학교 로스쿨 도입을 내건 만큼 21대 국회 개원이 다가오면서 차츰 가시화할 전망이다. 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21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80석을 얻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당인 민주당·시민당의 총선 압승으로 이들이 내세웠던 법조 분야 공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방송대 로스쿨 도입이다. 지난달 11일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총선 공약으로 방송대·야간 로스쿨 도입을 공식화했다.

 

당시 민주당 정책위는 “2018년 사법시험이 폐지된 후 법조인 양성은 오로지 로스쿨이 담당하고 있지만 등록금과 부대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전형과정 또한 2~30대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로스쿨의 단점을 보완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다양한 경력을 갖춘 법조인들을 양성하기 위해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공약으로 내건 방송대·야간 로스쿨 도입안은 무엇일가. 우선 방송대·야간 로스쿨은 현행 3년 과정의 주간 로스쿨의 입학기준, 학사, 설치기준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또 방송대의 경우 정규 온라인 수업과 동일한 학사관리 시스템을 유지하되 일정 횟수 이상의 출석 수업을 병행한다.

 

핵심인 입학정원의 경우 기존 25개 로스쿨 정원과 별개로 방송대와 야간 로스쿨에 각 100명씩 200명 이하로 하고 현 로스쿨 정원과 사회적으로 적정한 변호사 수를 합리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기준은 방송신대와 야간 로스쿨에 별도 정원을 배정하지 않고, 전체 로스쿨 정원(25개 로스쿨 정원+방송대·야간 로스쿨 정원) 대비 75%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법조계는 민주당의 방송대·야간 로스쿨 도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스쿨 도입 이후 수요가 한정된 법률시장에 배출되는 변호사가 급증했고, 매년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두고 변호사단체와 로스쿨단체가 줄달리기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대·야간 로스쿨 도입은 새로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2015년, 2017년에도 온라인·야간 로스쿨 도입이 검토 또는 추진됐지만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거세게 반발했다.

 

익명을 요구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당 공약으로 내건만큼 방송대·야간 로스쿨 도입은 기정사실화로 본다”면서 “다만 실제 도입 과정에서 변호사·로스쿨단체 등과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