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4.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16일 공개했다. 고급형 모델에 주력해 온 애플의 중저가 스마트폰 공개는 4년 만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애플까지 보급형 스마트폰 경쟁에 합류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날 공개된 아이폰SE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 등장했다. 당초 3월 말 미국에서 별도의 행사를 열고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축소·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SE는 아이폰11과 동일한 ‘A13 바이오닉’ 칩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7나노 공정의 A13 바이오닉은 경쟁사보다 1년 이상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다. 동일한 칩셋을 탑재한 아이폰11의 국내 출고가는 99만원부터지만, 아이폰SE는 55만원부터 시작한다.
LG전자는 수년째 이어져 온 ‘G시리즈’와 ‘V시리즈’를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라인업 ‘벨벳’의 다음달 출시를 예고했다. 앞서 공개된 벨벳의 렌더링 이미지에서는 ‘물방울’을 연상케 하는 카메라 배치가 눈길을 끌었다. 전면 디스플레이에서는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벨벳의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조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고급형 스마트폰 수요가 꺾이자, 보급형 스마트폰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특히 보급형 수요가 높은 중국은 최근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며 스마트폰 수요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내수 스마트폰 출하량은 210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 232%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점유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소비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