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당선됐는데… ‘전 국민에 재난지원금 지급’ 이뤄질까

與원내대표 공언… 향후 국회서 논의될 듯

4·15 총선(국회의원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혔던 서울 광진을에서 청와대 대변인 출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당선되자 전 국민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 가구에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으나, 선거운동 기간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고 후보 당선 시 지급 대상을 100%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총선 이튿날인 16일 국회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국회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계획과 관련해 “이번 추경안은 지원금 지급을 위한 원포인트 추경이므로,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하겠다”며 “이번주 중 여야 합의를 통해 다음주에 추경 심사에 착수하고, 4월 중 처리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세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청주=뉴시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과 관련해 소득 하위 70% 이하 1478만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고,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7조6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확정했다.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야만 예산을 배정받을 수 있다.

 

조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4월 내에 (추경안이) 신속 처리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5월에 지급될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을 증액해 소득 하위 70%가 아닌 전체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민주당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건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나온 이 원내대표의 발언과도 관련이 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고 후보 지원 유세에서 “고 후보를 당선시켜주면 저와 민주당은 100% 국민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투표를 두고 거래하느냐”는 등 비판이 쇄도하기도 했다.

 

논란과는 별개로 고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란 표현도 이 때문에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조 정책위의장은 “정부는 일단 70%를 대상으로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민주당은 총선 기간 중 전 국민 지급을 말했고 야당도 동일한 목소리를 냈다”며 “여야 입장이 일치하는 만큼 원만히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 경우 필요한 예산은 두 배 가량인 13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조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추경 재원을 보면 국채 발행 없이 전액 지출구조조정과 기금지원을 활용해 충당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추가 지출조정과 국채 발행 등 여러 방안을 감안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세종=뉴시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들을 향해 조 정책위의장은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의한 만큼, 조속한 추경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다음 주 초쯤 추경안 시정연설을 위한 본회의를 여는 것을 목표로 야당과 의사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반면, 정부의 ‘곳간지기’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전히 소득 하위 70% 지원 기준을 고수하고 있어 정부와 여당 간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정부의 2차 추경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전 국민, 전 가구에 지원하자는 지적이 있다”면서도 “소득 하위 70% 기준은 긴급성과 효율성, 형평성 그리고 재정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국민들께서 너그럽게 헤아려 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양해를 요청드린다”며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미국도 전 가구에 지급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