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무마’ 의혹 前 靑 행정관 체포

靑 파견 때 금감원 감사 등 관여 / 라임 ‘돈줄’ 김회장과 고향 친구 / 라임 투자사 주가조작 2명 영장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1조6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사건에 연루된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을 체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16일 김 전 행정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체포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근무를 하며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1조원 이상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라임 피해 투자자와 나눈 대화에서 ‘라임 사태 확산을 막아주고 있는 분’으로 언급된 인물이다. 해당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장씨는 김 전 행정관의 명함을 보여주며 그가 금융 당국의 검사를 막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고 라임의 투자 자산 매각도 돕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의 ‘돈줄’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고향 친구로, 청와대 행정관 시절 김 회장의 부탁을 받고 금감원에 라임 관련 감사 진행 상황을 수차례 문의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 전 행정관과 김 회장은 모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 김 회장은 김 전 행정관의 동생을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의 사외이사에 앉히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행정관은 청와대 파견근무를 마치고 금융감독원 복귀 이후 정상적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돼 지난달 말 보직해임된 상태다.

검찰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자금이 투입된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해 수억원을 챙긴 피의자 2명도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박모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