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유시민 ‘180석’ 발언 때문에 손해 봤다”

더불어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위해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과정에서 나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발언이 선거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민주당이 180석이 넘는 과반의석 확보에 성공했지만 부산·경남(PK) 지역에서는 7석을 가져가는데 그쳤는데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16일 “(유 이사장의)‘180석 발언’ 때문에 사실은 조금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180석 발언 이후 미래통합당이 “개헌저지선은 확보하게 해 달라”, “100석도 어렵다” 등 국민들에 읍소하며 부동층의 견제 심리를 이끄는 전략을 활용해 판세에 불리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총선 직전 자체 판세 분석에서 PK지역에 대해 ‘5석 우세, 7석 경합우세’를 점쳤는데 실제 이 지역에서는 7석이라는 다소 저조한 성적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 일부와 충청권 등도 유 이사장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이 위원장은 “손해 본 지역들이 인천의 한 지역, 충남에서도 공주, 보령 등 꽤 있었다”며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막판에 보수가 결집했다. 제일 피해를 본 곳은 부산”이라고 지적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4·15 총선 전날인 지난 14일 재단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올라온 영상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유 이사장도 자신의 ‘180석’ 발언에 대해 “그 말을 안 했다면 (범진보 진영이) 200석도 될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KBS 개표방송에 출연해 “희망 사항으로 말을 해봤던 것인데, 역시 말을 안 했더라면 좋았을 뻔했다”며 “이제 정치비평을 그만하려고 한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틀린 말을 하게 되고, 안 해도 될 말을 하게 되고, 안 하면 더 좋았을 말도 하게 된다”고 자신의 발언을 후회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민주당에서는 조심스러워서 130석 달성에 플러스알파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비례의석을 합쳐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 발언에 대해 여야 모두에서 비판이 나오자 그는 “보수 쪽에서 악용할 빌미를 준 것이 현명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