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교인을 대상으로 전수조사까지 벌이면서 ‘신천지’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나섰지만, 지난 2월 18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60일째 신천지 교인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신천지대구교회 측이 대구시에 제공한 시설 현황과 교인 명단에서 일부가 빠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자 대구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조사 중이다.
19일 대구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대구지역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2명 증가한 6832명이다. 대구가톨릭병원 직원 1명과 영국에서 입국한 1명이 추가 확진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병원 직원은 신천지 교인”이라며 “해당 직원의 감염경로 등은 조사 중이며 가족 중 확진자는 있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대구 시민 2명이 지난 17일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양성 판정을 받은 후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까지 이들의 가족 등 접촉자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대구에 주소를 둔 훈련소 입소자 2명 가운데 1명은 완치 뒤 재양성자이고 다른 1명은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며 “지금까지 진단 검사를 마친 가족, 친구 등 밀접 접촉자 8명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육군에서도 확진자들과 같은 격리 공간에 있었던 접촉자 38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는 지난 2월 24일 신천지 교인 9336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완료했으며 이날까지 전체 확진자 6832명 가운데 신천지 교인은 4260명으로 62.3%에 달한다.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뒤에도 확진 사례가 잇따르는 이유에 대해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전수조사는 그 시점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인데 일정 기간 이후 다른 감염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종교 활동을 통해 감염됐는지 등은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달 2차례에 걸쳐 신천지대구교회에 대한 행정조사를 벌인 결과 신천지 측이 제출한 명단(대구 거주자 기준 1만459명)과 일치하지 않거나 확인 불가능한 교인이 1877명에 달했다. 유년회∙학생회 명단에서 제외된 미입교자 211명과 선교교회 방문자 47명의 명단도 추가 확보했다. 교회 시설과 관련해 신천지가 제출한 시설 목록(42곳)에서 누락된 8개 시설을 추가로 파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교인 명단 의도적 삭제 여부, 시설 일부 미제출로 인한 역학조사 방해 여부, 역학 조사상 허위진술 등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