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원내사령탑’ 쟁탈전… 앞서 나가는 친문의원들

민주, 새지도부 물밑 경쟁 /‘친문계’ 김태년·전해철 출사표 / ‘비주류’ 노웅래·정성호 등 도전 / 지역구 초선 68명 표심이 변수 / 국회의장 박병석·김진표 경합 / 사상 첫 女부의장 나올지 관심 / 더시민과 합당 적극적 검토도 / 일각 “위성 교섭단체 만들어야”
김태년(왼쪽), 전해철.

총선이 끝나자마자 여의도 정가는 또 다른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원내대표뿐 아니라 국회의장·부의장까지 뽑아야 해서 중진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장 치열한 경쟁 구도가 짜인 판은 원내대표 선거다.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까지 180석을 차지했다. 집권당의 차기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임기 후반기 국정운용을 국회 차원에서 뒷받침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20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다음달 7일을 선거예정일로 잡았다. 보름여 남았기 때문에 주요 후보군들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발 빠르게 당선인들과 접촉 중이다. 일부 의원들은 총선 선거운동 기간부터 다른 후보들의 유세를 지원하고, 선거 이후 당선 축하전화를 돌리며 스킨십에 나섰다. 이번 의장·부의장·원내대표 선거에서 더시민 17명 의원들은 투표권이 없다. 지역구 초선 당선인 68명의 표심이 중요해졌다.

당내 의원 성향을 보면 친문(문재인 대통령)을 표방한 의원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비문 성향 의원들이 대거 정리됐고 그 자리를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와 이해찬 대표가 영입한 인재들이 메꿨다. 이 때문에 친문계 후보인 김태년 의원과 전해철 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문계 후보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4선이 된 노웅래 의원과 정성호 의원은 출마의사를 굳혔다. 안규백·윤관석·박완주·박홍근 의원 등도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5선에 성공한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타천으로 거론되지만 원내대표 도전보다 입각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웅래(왼쪽), 정성호.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선출되지만 우선 당내에서 후보 선출 경선을 치른다. 21대 국회 개원 무렵인 5월 말∼6월 초 중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의 유일한 6선인 박병석 의원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선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 때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두 번 떨어진 아픔이 있다. 5선이 된 김진표·변재일 의원도 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20대 국회와 달리 아직은 소속 의원 20명 이상인 제3교섭단체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당이 국회 부의장도 한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5선이 된 변재일·설훈·이상민 의원 등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5선 중에서 지원자가 없으면 4선의 김영주·김상희 의원 등이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부의장 자리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민주당은 더시민을 위성 교섭단체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더시민과 합당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성 교섭단체 구성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통합당이 위성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위성 교섭단체로 만드는 쪽으로 움직이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위성 교섭단체 포기 방침을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미래한국당 의원은 19명으로 1명만 추가하면 교섭단체가 된다.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한국당 몫이 발생해 민주당 몫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더시민에 의원을 보내 교섭단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