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주최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어떻게 할 것인가’ 특별대담에서 보건협력 등을 기반으로 한 빠른 남북관계 진전을 조언했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담에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보다 한발 앞서가야 한다는 철학을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천명했으니 정부에서 움직여야 한다”며 “우리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서 미국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전례없는 위기를 맞았다며 “이는 남북 간 (협력)에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자가격리 조치와 해제 조치가 있었다는 것은 확진자가 있었다는 뜻이라는 것이 정 부의장의 관측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대담에서 “2018년 9·19남북공동선언에 나와 있듯이 이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답방해야 할 때”라며 “모든 것이 얽혀 있는 현재 상황에서 실타래를 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9·19선언에 따라 답방하고, 핵 문제와 보건협력, 경제협력 등 모든 것을 협의하고 이를 계기로 국제 제재를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1조2000억원 규모 남북협력기금을 북한의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전 장관은 “아주 크게, 담대한 제안을 해야 한다”며 “몇억 달러를 써서라도 큰 그림을 만들고, 북측에 물밑으로 제안하고, 이걸 받으면 남북정상회담으로 가는 밑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