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주범들 도피중에도 수십억 챙기고 서울 활보 정황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라임자산운용(라임자산)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 부사장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피 중에도 회삿돈 수십억원을 챙기고 서울 도심을 활보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잠적한 이 전 부사장이 올해 1월 서울 명동 호텔과 강원 정선군의 리조트 등을 방문했다는 진술을 운전기사 한모씨로부터 확보했다. 한씨는 이 전 부사장과 김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한씨는 지난달 12일 김 회장의 지시로 30억가량의 수표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약 25억원 규모의 달러와 원화로 바꿔 김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그는 서울 송파구의 잠실종합운동장 근처에서 김 회장 측근을 만나 이 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회장은 한씨가 통화를 할 때 특정한 유심칩을 사용하게 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김 회장은 또 한씨에게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도주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의 번호판을 교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씨가 이종필 전 부사장의 도피를 도운 정황도 포착됐다. 한씨의 공소장에는 김 회장의 지시로 지난 1월 말 서울 명동에서 이 전 부사장을 만났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이 전 부사장과 그의 부인, 자녀를 함께 태워 강원도 정선의 한 리조트까지 운전을 해줬고, 의사인 이 전 부사장의 부인에게서 피부병 약을 받아 전달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라임자산의 전주(錢主)로 불리는 김 회장은 수원여객의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1월부터 잠적한 상태다. 이 전 부사장도 라임자산의 투자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800억원대 횡령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행적을 감췄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