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우리나라의 4월 수출 실적도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일(현지시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 약 305% 폭락한 수치다.
국제 유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동결과 수요 급감, 원유 저장용량 한계 도달, 원유시장의 선물 만기 도래 등의 요인이 겹쳐 마이너스 가격이 형성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국제 유가 마이너스 사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 경제의 현주소와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실패한 데 따른 경제적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지적했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4월1∼20일 수출액은 217억2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7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저유가 장기화에도 비교적 선방하던 석유제품이 53.5%나 줄었다. 이어 자동차부품(-49.8%)과 무선통신기기(-30.7%), 승용차(-28.5%), 반도체(-14.9%) 등 다른 주요 품목들도 대부분 부진에 빠졌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세종=우상규 기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