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두산중공업에 60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이번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확정할 기간산업 지원 방안의 일부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21일 오전 신용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 악화로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수출입은행도 이날 오후 방문규 은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결정했다.
또 수은은 이날 확대여신위원회에서 두산중공업의 5억달러(약 5868억원) 외화 채권을 대출로 전환해주는 내용도 의결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오는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5억달러 외화 채권을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수은에 요청했다. 두산중공업이 갚지 못하면 채권을 지급 보증한 수은이 대신 갚아야 하므로 이번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대출 전환으로 수은의 두산중공업 대출 잔액은 1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대신 보증 잔액은 5000억원으로 줄었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 추진 직격탄을 맞아 쭉 하향세를 걷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앞서 수은과 산은은 지난달 26일 5대 5 부담으로 두산중공업에 1조원을 긴급 지원했다. 이후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외화채권 대출 전환에도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규모는 4조2000억원이다. 회사채 1조2500억원, 국책은행 대출 1조1000억원, 시중은행 7800억원, 외국계 은행 3600억원,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등 7000억원 등이다.
김희원·박세준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