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위대한 미국의 원유·가스 산업을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원유 가격의 국제적 하락으로 미국의 원유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해 “나는 에너지부 장관과 재무부 장관에게 이 매우 중요한 기업들과 일자리가 앞으로 오랫동안 보장될 수 있도록 자금 활용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봉쇄 정책으로 수요가 감소하자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원유 생산업체가 돈을 얹어주고 원유를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전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코로나19 침체에다 원유시장의 선물 만기가 겹치면서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원유 업계에서 유가가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적지 않은 중소 업체들이 파산 위기로 내몰렸다는 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이 연대한 오펙+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비축유 물량 확대에 더해 자금 지원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원유를 사들일 훌륭한 시기”라며 7500만 배럴의 원유를 구매해 전략비축유를 가득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 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 의원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확실히 많은 양의 원유가 있다. 들여다보겠다”고 답해 반입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급락이 단기적 현상이고 금융 압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면서도 “문제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차를 몰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장과 기업이 문을 닫았다. 갑자기 시장의 40%, 50%를 잃었다”며 수요 감소에 따른 타격을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펙+의 추가 감산 필요성에 대해선 이들 산유국이 이미 감산 합의를 했다고 한 뒤 인위적 감산 합의가 아닌 시장의 수급에 따른 감산을 언급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