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빚투’의 시작…‘4억 사기’ 마이크로닷 부모, 2심서도 실형, 항소 기각

지난해 10월8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의 아버지 신모씨가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청주지법 제천지원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제천=뉴시스

 

이른바 ‘연예인 빚투(빚+미투)’를 촉발시킨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과 산체스(〃 신재민) 형제의 부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이 유지됐다. 이 형제의 부모는 20여년 전 지인들에게 수억원을 빌린 뒤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4일 청주지법 형사항소 1부(이형걸 부장판사)는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혐의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이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닷의 아버지 신모(62)씨는 징역 3년, 어머니 김모(61)씨는 징역 1년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김씨는 법정구속을 면하게 됐다.

 

재판부 “(피고인들이) 피해자 상당수와 합의했지만 20년이 지난 상황에 원금에 가까운 금액만 지급했다”며 “피해 금액이 3억9000만원에 이르는데 1998년 범행 당시 화폐가치를 고려하면 피해는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피해자들은 당시 IMF(1997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 사기까지 당해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런 점을 종합하면 원심에서 선고한 형이 가볍거나 무겁지 않다”고 판시했다.

 

앞서 청주지법 제천지원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신씨에게 징역 3년을, 김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김씨는 형이 확정될 때까지 피해복구 조건 등으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신씨 부부와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에 나선 검찰은 지난 3일 결심 공판에서 신씨에게 징역 5년, 김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서 구형한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이크로닷 부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채무가 변제 안 된 문제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고, IMF 상황과 피고인들이 채무변제 의지가 있단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신씨 또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이 일이 종결된다고 해도 죽기 전에 반드시 할 일은 하고 간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신씨 부부는 1990∼98년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면서 지인 등 14명에게 4억여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98년 5월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