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자산) 사태를 일으킨 주요 인물들의 신병이 잇달아 확보되면서 라임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검찰은 라임 사태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주요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현재까지 검거되지 않은 주요 인물인 김모(47) 메트로폴리탄 회장, 김모(54) 리드 회장, 에스모 등을 실소유한 이모(53) 회장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라임자산 펀드를 설계·운용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라임자산의 자금을 이용해 코스닥 상장사들을 사냥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김 회장에게서 뇌물을 받고 금융당국의 내부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신병을 연이어 확보했다.
라임자산으로부터 2500억~3000억원 가량을 투자받은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실소유주인 김 회장은 현재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자산으로부터 받은 투자자금으로 필리핀 리조트 인수,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개발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삼일회계법인이 라임자산 펀드 실사에서 메트로폴리탄의 자산 대부분이 회수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하면서, 이 회사가 자금 횡령을 위해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김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또 투자금 중 2000억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검찰은 이를 라임자산의 부실펀드를 막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해외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있는 김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경찰청을 통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도 요청했다.
800억원대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리드의 김 회장은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한 상태다. 김 회장은 한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대표 출신으로 여배우 A씨의 전 남편이기도 하다. 리드에 투입된 라임자산의 자금은 약 500억원 규모다. 김 회장은 이종필 전 부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리드에 자금을 끌어온 뒤 회사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리드 경영진은 김 회장에게 준 돈을 포함해 회삿돈 834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지난 24일 법원에서 3~8년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들은 김 회장이 범행을 지휘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에스모 등을 실소유한 이 회장은 리드의 김 회장과 마찬가지로 엔터테인먼트 업계 출신이다. 이 회장은 자신이 실소유한 상장사 티탑스(옛 동양네트웍스)를 시작으로 에스모와 에스모머티리얼즈, 디에이테크놀로지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업사냥’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라임자산의 2000억원대의 자금이 투입됐다.
이종민 기자, 수원=오상도 기자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