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걸림돌 치웠지만… ‘디테일 악마’ 못 넘으면 제자리 [재난지원금 추경 심사]

상임위·예결특위 마지막 관문 / 與 “자발적 기부금 관련 특별법도 추진 / 통합당안 경청 타당한 부분 수용할 수도” / 공무원 연가보상비·SOC 등 축소될 듯 / 통합당 이의 제기 땐 파행 가능성 있어 / 靑 “기금 투입 기업 경영권 개입 안 해”

26일 여야 간 이견이 해소되면서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막고 있던 걸림돌이 해소됐다. 여야가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이달 안에 처리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으면 5월 중으로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여야는 27일부터 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상임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가 2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10일 만이다.

 

여당은 ‘5월 지급’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과 관련, “(국민의 70%에게만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했던 원래 방안에서는) 선별작업을 하는 데 들어갔던 시간이 꽤 있었는데 그게 없어져서 (재난지원금 지급이) 최대한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며 “5월 중 지급을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이 요구하는 자발적 기부금과 관련한 특별법에 대해서도 “27일쯤 의원 발의를 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소속 김재원 예산결산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과 2차 추경안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도 민주당이 1조원을 국채 발행 대신 세출 조정으로 마련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데 대해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조원 재조정으로) 되면 큰 어려움 없이 (심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관측한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당연히 상임위 예산심사 후에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남은 관문은 국회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다.

 

통합당이 민주당의 세출 조정안에 이의를 제기하면 국회가 파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에서 당정의 세출 조정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추경 본회의 처리가 다음달 초로 미뤄질 수도 있다.

與 “조속처리”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 원내대표는 “당장 세출 검토까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고, 대체로 불요불급한 부분들은 늦춰서 할 수 있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며 “기금 운용과 관련해 여지가 있는지도 우리가 살펴보고, 아예 사업진행 안 되게 하는 건 비합리적 세출 조정이니까 그런 건 피하겠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연가보상비 지출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과정에 대해 “기존 7조6000억원을 세출조정했던 것인데 거기에 1조원을 더 조정해야 해서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세출 조정과 관련, 통합당에서 100조 정도를 세출조정할 수 있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했는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서 들어보고 싶다”며 “합리적이고 타당한 부분이 있으면 수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野 “잘 살필 것”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운데)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상임위 차원의 예비심사가 지연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윤후덕 원내수석부대표는 “예결위가 종합심사 일정을 잡는 순간 상임위 예비심사 종료 시점을 국회의장이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에 기금을 투입해도 기업 경영권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한 기업에 대해 “해당 산업이 정상화됐을 때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주식과 연계된 증권 등을 취득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며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되 수익을 공유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창·김민순·박현준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