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26일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살아있으며 건강하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4월13일 이후 원산에서 머물고 있다"며 "아직 아무런 의심스러운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의 인터뷰 발언은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적어도 지난 21일 이후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의 25일(현지시간) 보도와도 대체로 일치한다.
AP는 26일(현지시간) 언론 대응 권한이 없어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를 인용, "김 위원장 건강에 관한 최근 루머는 정보가 '추측'이라는 미국의 평가를 바꾸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중설에 관해 "오래된 문서를 사용했다고 들었다"라며 "부정확한 보도라고 들었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익명 당국자에게서도 비슷한 취지의 전언이 나온 것이다.
AP는 아울러 대니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차관보 분석을 인용, "김 위원장과 그 부친 김정일, 할아버지 김일성에 관한 루머는 몇 년 간 매우 풍부했다"라며 "대부분은 거짓으로 드러났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에서도 위중설에 관해 거리를 두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카즈벡 타이사예프 러시아 하원의원은 이날 타스통신에 "(북한) 대사관과 얘기를 나눴다"라며 "지도자(김정은)의 병에 관한 공식 정보는 없다"고 했다.
또 스페인 친북단체 조선친선협회(KFA) 설립자인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식 정보'라고 주장하며 "우리 김정은 원수의 심각한 건강 상태에 관한 정보는 거짓이고 악의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일각에선 북한이 관련 소문을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는다는 점을 토대로 위중설이 실제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들은 건 없다"면서도 "북한이라는 폐쇄적인 사회에선 이런 루머가 영원히 지속되거나 답이 없도록 두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그가 죽거나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한다고 꽤 믿는다"라며 "그가 죽었다면 오래 고통받은 북한 주민들이 좀 안심하길 바란다", "(권력) 승계자가 북한이 더 나은 곳이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