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미국 정부 관리가 김 위원장과 관련한 소문들이 “추측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25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우리는 북한 지도부 상황이나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해 결론적인 평가를 할 만한 어떠한 추가 정보도 얻지 못했고, 그러한 조짐을 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아울러 “파트너 국가들의 군대를 포함해 서태평양과 아시아 지역의 우리 군은 역사적으로 표준적인 수준의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이에 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특이한 군사 활동 징후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도 “김 위원장과 관련해 공유할 만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며 “우리는 어떠한 적과 위협으로부터도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튼튼한 연합 방어 태세와 당장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상시 임전 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도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최근의 루머들에 대해 “그러한 정보가 추측에 불과하다는 미국의 평가를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대체로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회의적이다.
대니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AP통신에 “내가 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북한 지도자들에 대한 사고, 질병, 암살 기도 의혹 등에 관한 수많은 정보보고를 받았다”면서 “김 위원장 일가에 관한 소문이 늘 무성했지만 대부분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지적했다.
우드로 윌슨센터의 진 리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둘러싼) 이런 루머가 계속되는 이유는 그의 건강이 국가통치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북한처럼 한 가문의 독재를 기반으로 이뤄진 시스템을 가진 국가의 경우에는 항상 이런 우려가 제기된다”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 북한정보분석관 출신인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김정은과 관련해 어떤 문제가 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다른 이유로 장기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 국무부 한·일 담당관을 지낸 민타로 오바는 “김정은이 공식행사서 사라진 게 문제지만 유례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김 위원장이 살아있고 현재 원산의 해안 리조트에 머물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도 김 위원장의 사망설이나 중태설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해외 친북단체인 조선친선협회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회장이 ‘협회가 북한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중태설을 반박하는 공식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