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투자자문업(불특정 다수에게 투자 정보를 제공해주는 업)을 하는 A사는 비상장주식회사의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사들인 뒤 유료회원들을 상대로 ‘작업’에 나섰다. A사는 “주식 목표가는 주당 50만~60만원”이라며 회원들에게 매수기회를 주겠다고 현혹했다. 회원들의 매수로 주가가 오르자 A사는 주당 25만원에 주식을 매도해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A사가 샀던 주식 물량이 터져 나오자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회원들은 막대한 투자 손실을 봤다.
이처럼 전문성 없는 유사투자자문업체가 난립하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사실상 금융에 문외한이더라도 금융감독원에 신고만 하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투자자 피해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투자에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당국의 철저한 사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14곳의 유사투자자문업자를 대상으로 불법·불건전 영업행위를 점검한 결과 45개 업자(14.3%)의 불법혐의를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적발률은 전년(9.9%)보다 4.4%포인트 상승했다.
유사투자자문업은 신고제로 운영되는데 신고 시 법정 자본금, 전문인력 확보, 물적 설비 등에 대한 제한이 없다. 그러다 보니 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업을 영위할 수 있는 형태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돈을 받고 투자정보를 알려주는 일명 ‘리딩방’도 성행하고 있는데 유사투자자문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이런 행위를 하는 건 형사처벌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꾸준히 발생하는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당국의 철저한 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왜곡된 행위가 업계와 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사기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상시감시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점검은 연 2회 이뤄지고 있다.
박나영 이화여대 겸임교수(소비자학)는 유사투자자문업도 금융기관으로 규정해 감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유사투자자문이긴 하나 어쨌든 ‘투자’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며 “사람들은 금융기관이라고 생각하고 유사투자자문업을 접하는 만큼 유사투자자문업체도 금융기관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