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김정은과 신뢰, 평화에 대한 의지…평화경제의 미래 열어나갈 것”

文 국정지지도 6주 연속 상승…1년 6개월만에 60%대 재돌파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대응을 실마리 삼아 최근 주춤했던 남북협력에 다시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제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4·27 판문점선언을 채택한 지 2주년인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 지난 2년의 여정을 돌아보며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소개했다.

 

특히 이번 발언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뒤 공식 발언을 통해 남북관계에 대해 첫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한층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남북 간 협력에 기반한 평화경제로 한반도 번영을 모색하겠다는 청사진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청와대와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보도에 대해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2년에 대해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한 기간"이라고 돌아보면서도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게 마련"이라며 변함없는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날 발언 중 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의 실천을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공전하고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 역시 변화의 계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독자적인 남북관계 개선이 결과적으로 북미대화를 추동하고, 이로 인해 다시 남북협력이 강화하는 '선순환'에 물꼬를 터야 한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6주 연속 상승해 1년 6개월만에 60%선을 다시 돌파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호평과 앞으로의 상황 수습에 대한 기대감 등이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2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일주일 전보다 5.4%포인트 오른 63.7%(매우 잘함 40.7%, 잘하는 편 23.0%)였다. 부정평가는 5.2%포인트 내린 32.4%(매우 잘못함 18.4%, 잘못하는 편 13.9%)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0.2%포인트 내린 3.9%였다.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018년 10월 셋째주(60.4%) 이후 1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60%대 진입했다. 2018년 9월 넷째주(65.3%)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보는 점과 코로나19 이후의 수습을 잘해주길 바라는 주문, 기대가 국정지지도 고공행진의 주된 요인"이라며 "전시(戰時)와 다름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일사불란한 정상화를 이끌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다분히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는 31.3%포인트로, 2018년 10월 둘째주(긍정 61.9%, 부정 31.4%) 이후 처음으로 30%포인트를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60대 이상과 대전·세종·충청, 가정주부 등이 국정지지도 상승을 주도했다.

 

60대 이상에서 지난주보다 긍정평가가 9.8%포인트(49.4%→59.2%) 올라 상승폭이 특히 컸고, 50대에서 7.8%포인트(59.3%→67.1%), 40대에서 3.8%포인트(69.7%→73.5%) 올랐다.

 

이념 성향별로는 성향을 '잘 모름'으로 답한 응답자층에서 긍정평가가 11.1%포인트(46.6%→57.7%) 올랐다. 보수층에서는 6.5%포인트(22.9%→29.4%), 중도층에서는 5.6%포인트(55.5%→61.1%), 진보층에서는 3.1%포인트(87.1%→90.2%) 각각 긍정평가가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 12.8%포인트(52.2%·65.0%), 제주 11.0%포인트(52.9%→63.9%), 부산·울산·경남 9.1%포인트(51.8%→60.9%), 경기·인천 5.0%포인트(59.9%→64.9%), 대구·경북 4.3%포인트(43.4%→47.7%)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직업별로 보면 가정주부 12.0%포인트(51.3%→63.3%), 자영업 8.2%포인트(50.1%→58.3%), 무직 6.4%포인트(52.4%→58.8%), 학생 5.1%포인트(52.5%→57.6%)에서 눈에 띄게 긍정평가가 늘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3주 연속 상승세로 5.8%포인트 오른 52.6%를 기록, 2018년 6월 셋째주 이후 1년 10개월만에 50%대로 올라섰다.

 

대전·세종·충청(9.8%포인트↑, 43.5%→53.3%), 50대(7.7%포인트↑, 46.2%→53.9%), 이념성향 '잘모름'(17.8%포인트↑, 33.6%→51.4%), 농림어업(21.6%포인트↑, 29.8%→51.4%) 등에서 상승세가 뚜렷했다.

 

미래통합당은 0.2%포인트 내린 28.2%로 4주 연속 30%를 밑돌았다.

 

보수층(4.6%포인트↑, 62.0%→66.6%)에서는 결집력이 상승했으나 중도층(3.6%포인트↓, 31.0%→27.4%)에서는 지지도가 하락했다.

 

정의당은 0.8%포인트 내린 5.2%, 새로 조사를 시작한 열린민주당은 3.3%, 국민의당은 1.3%포인트 내린 3.1%, 민생당은 1.3%포인트 내린 1.2%였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은 1.1%포인트 내린 4.5%였다. 무당층은 6주 연속 한자릿수를 기록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대(3.3%포인트↓, 9.8%→6.5%)와 무직(6.2%포인트↓, 13.2%→7.0%)에서 무당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