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자신이 운영했던 경기도 수원여객의 회삿돈 155억원을 빼돌려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상품권을 사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차 조사에서 김 회장이 빼돌린 수원여객 회삿돈 가운데 89억원의 용처를 이같이 확인했다. 애초 240억원 넘는 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지만 80억여원은 수원여객계좌에 되돌려 놔 실제 사라진 돈의 액수는 155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아직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66억원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우선 김 회장이 2018년 개인 자격으로 기계장비 회사인 인터불스를 인수하는 데 80억여원을 쓴 것으로 확인했다. 김 회장은 인터불스를 인수한 뒤 지난해 7월 사명을 지금의 스타모빌리티로 바꿨다.
인터불스 인수 자금 외에는 상품권 구매에 5억여원이 사용됐다. 또 김 회장이 다니던 교회에 헌금으로 1000만원가량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회장이 빼돌린 수원여객 회삿돈 중 아직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66억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 재무 담당 전무이사 등과 공모해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26일 구속됐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해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에서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5개월가량 도피행각을 이어왔다.
김 회장은 라임 사태·수원여객과 관련된 혐의 외에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에게 49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건네고 라임 사태에 관한 검사 관련 정보를 입수한 혐의와 자신이 실소유한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의회사 자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