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당의 진로는 신임 원내대표가 결정”… 오리무중 ‘김종인 비대위’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이 “당헌·당규에 따라 의견을 취합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저의 불민함으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며 “앞으로 당의 진로는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가 결정하실 것임.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원내 지도부가 누가 선출되는가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 출범이 결정 것으로 보인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취재진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두고 내홍을 겪는 미래통합당은 오는 5월 8일 새로운 원내 지도부를 선출한다. 뉴스1

심 대표는 30일 입장문을 내 “김종인 전 총괄 선대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요청했을 때 김 전 위원장은 ‘대선 1년 전까지는 모든 걸 다 완비한 체제를 만들어놓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당이 대선에 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 것인데, 부칙 조항을 고치지 못하면서 비대위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상임전국위원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 임기를 제약하는 8월 내 전당대회 개최 당헌 부칙을 삭제하는 안건이 정족수 미달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반면 전국위원회의에서는 ‘김종인 비대위’를 추인해 4개월짜리 한시 비대위 체제가 출범하게 된 상황이다.  

 

심 대표는 이어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열어 깔끔하게 정리한 뒤 차기 지도부에 넘겨주는 것이 당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전국위원회 의장이 회의를 소집하기 곤란하다고 해 결국 추진되지 못했다”며 “다수 의견으로 취합되고 전국위까지 통과했던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키지 못한 데 대해서 책임을 통감한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상임전국위를 무산시킨 당내 중진의원들의 반발을 겨냥해 “당 전국위의 다수 의견이 무시되고 목소리가 큰 일부에 휘둘리고 있는 데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새 원내지도부 선출 후에는 더 이상의 구태를 반복하지 말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모든 이가 합심해 당을 살리는 일에 매진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