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죄가 확정된 공무원의 연금을 감액 지급하는 규정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퇴짜’를 맞은 사실이 되늦게 전해졌다. 변 전 실장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이른바 ‘신정아 사건’으로 물러났고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헌재는 변 전 실장이 “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퇴직급여 및 수당을 일부 감액하는 구 공무원연금법 64조 1항 1호는 헌법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변 전 실장은 과거 동국대에 예산 특혜를 줄 테니 대신 신정아씨를 교수로 임용하라는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 신씨가 큐레이터로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기업체 후원금을 끌어다 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노무현정부 말기에 일어난 이 사건은 정권의 도덕성에 ‘먹칠’을 하며 2007년 대선에서 반대파인 이명박(MB) 후보가 압승을 거두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다.
변 전 실장은 2009년 1월 대법원에서 신씨와 연관된 혐의들은 무죄 판단을 받았다. 다만 개인 사찰인 흥덕사 등에 특별교부세가 배정되게 압력을 넣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만큼 공무원연금공단은 변 전 실장에게 매달 지급하던 퇴직연금을 50% 감액해 지급했다.
문제는 변 전 실장은 이듬해인 2010년 광복 65주년을 맞아 형 선고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는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특사로 유죄 판결 확정의 효력이 사라졌음에도 계속 반액 연금 지급이 이어지자 그는 “퇴직급여 감액 조항에 사면·복권 등을 받은 경우를 달리 취급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내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헌재는 “해당 조항은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공무원과 성실히 근무한 공무원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하다는 측면과 아울러 보상액에 차이를 둠으로써 공무원 범죄를 예방하고 공무원이 재직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공무원이 범죄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공직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특별사면 및 복권을 받아 형의 선고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