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왕기춘(32·사진)씨가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돼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온라인 공간에선 그에게 그동안 지급한 체육연금(경기력향상연구연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3일 대구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왕씨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지난 1일 구속됐다. 고소장은 지난 3월16일 대구수성경찰서에 접수됐으며, 그동안 대구경찰청에서 수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며 수사 중인 사건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라며 말을 아꼈다.
왕씨는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73㎏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유도계 간판스타’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09년 10월17일 새벽 경기 용인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22살 여성의 뺨을 때려 경찰에 입건됐는가 하면, 2013년 12월10일 병역특례자로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뒤 휴대전화를 몰래 반입해 사용하다 적발돼 8일 동안 영창징계를 받고 퇴소 처리 됐다.
2014년 5월30일에는 한 페이스북 커뮤니티 게시글에 “이유 없이 폭력을 가했다면 안타깝지만,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죠”라며 폭력을 두둔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까지 불거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국민의 혈세로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들에게 평생 지급하는 체육연금을 정지시키는 것은 물론 그동안 수령한 금액까지 모두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법이 없다면 ‘왕기춘법’을 만들어서라도 시행해야 하다는 누리꾼 의견도 있었다.
체육인 복지사업 운영규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됐을 때에는 연금 수령 자격을 잃게 된다. 올림픽 메달 박탈 권한은 법원이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있다.
왕씨는 2016년 은퇴한 뒤 대구 수성구 욱수동에 ‘왕기춘 간지 유도관’을 열었고, 이듬해부턴 ‘BJ왕간지’ ‘BJ왕기춘’이란 닉네임으로 유튜버 및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해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