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GP 총격’ 김정은, 북한군 확실히 장악…남북군사회담 재개 의지 내비친 듯?

마이크 폼페이오, 이번 총격 사건 우발적인 것으로 판단
27일 강원도 고성통일전망타워 인근에서 바라본 보존GP와 금강산. 연합뉴스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재개한 다음날 북한이 우리군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하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공교롭게도 김 위원장이 건재함을 알린 지 하루 만인 3일(전날) 전방 지역에서 총격이 발생한 것을 두고 일종의 대남메시지를 발신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합동참모본부는 북측의 의도성 여부에 대해 "분석 중"이라면서 총격 양상 등을 볼 때 우발적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합참은 전날 7시41분쯤 중부전선 아군 GP 외벽에 북측에서 발사된 총탄 4발이 피탄되는 흔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군은 이번 총격에 대해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GP 총격은 2018년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로는 처음이다. 다만 합참은 총격의 의도성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당시 시계가 1㎞ 내외로 상당히 좋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북측의 근무교대 이후 화기 등 장비 점검이 이뤄지는 시간대였다고 설명하며 도발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하지만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을 두고 그 의도성을 확인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북한군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라는 시각과 함께 남북 군사회담 재개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행보에 나서면서 신변 이상설을 불식시키고, 남북간 협력 재추진 가능성도 주목되는 상황에서 북측의 GP 사격이 일어나며 북한의 의도에 궁금증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군은 북측의 의도성 여부와 관련해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 전통문을 보내 북측의 설명을 요청한 상태다. 군은 북측의 설명이 나오면 의도성 여부가 명확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4일 현재까지 북측에서 온 답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우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북한 군의 총격은)우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남한 군이 반격을 가했지만, 양측 모두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김 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된 것과 관련해선 "우리는 어제 세계가 본 것과 같은 사진을 봤다"며 "미국의 모든 정보들은 김 위원장이 살아 있고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김 위원장이 그 순간에 왜 떠나는 것을 선택했는지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전례없는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임무는 그대로"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것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 오늘은 더 이상 어떤 것도 제공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